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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를 타려면 플랫폼에 서야 한다 – 변화의 시대를 사는 법

만기쌤 2025. 4. 4. 10:12

손가락이 아닌 달을 바라보자 – 시대의 플랫폼에 서기 위한 성찰

시간을 나누고, 사건을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파일과 폴더로 데이터를 정리하듯, 우리는 인생의 가지와 줄기를 구분하고 묶으면서 학습하고 성장합니다. 이렇게 질서 있게 정리된 세계는 때로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로, 때로는 사물과 관계를 바라보는 지혜로 연결되곤 하죠.

그러나 오늘은 ‘정리’보다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불금, 그 단어의 낡은 울림

한때는 설렘과 자유의 상징이었던 '불금'이라는 말도 이젠 낡은 시간의 어귀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말을 앞둔 들뜬 감정은 여전하지만, 우리 삶의 흐름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마치 숨 돌릴 틈 없이 달리는 KTX 열차처럼, 우리는 그 열차에 타기 위해 최소한의 플랫폼에 도달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플랫폼에 오르지 못하면?
어쩌면 꼰대, 혹은 영감이라는 시대의 야유 속에 머물게 될지도 모르죠.

 '이세돌 vs 알파고', 그 이후의 이야기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단순한 바둑 한 판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계산, 감정과 알고리즘이 충돌했던 그 순간은 우리에게 묵직한 경고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지금,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AI가 만든 그림, AI가 작성한 글, AI가 제작한 영상들…
그 창작물들은 이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가능성이자, 동시에 경고입니다.
기술에 매몰되어 인간 본연의 목적을 잃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요?

 '견월망지(見月忘指)', 본질을 잊지 말 것

불가(佛家)에서는 ‘견월망지(見月忘指)’라는 말을 전합니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을 보느냐.”
이 말은 수단에만 매달려 정작 목적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을 향한 따끔한 일침이기도 합니다.

AI라는 도구, 기술이라는 플랫폼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 손가락을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대신, 그 너머에 있는 ,
인간의 삶과 가치, 관계, 철학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Pipes rock의 Amazing Grace

이쯤에서, 고요하고도 강렬한 퀘백 풍의 백파이프 연주 한 곡이 떠오릅니다.
"Amazing Grace", 한 시대의 끝자락에서 또 다른 문을 여는 듯한 곡입니다.
기술의 무게에 지쳤을 때, 방향을 잃고 헤맬 때,
그 선율은 다시금 마음을 ‘본질’로 되돌려 줍니다.

 

 

 

불금이든, 평일이든
이제는 ‘지나가는 시간’보다 ‘도착할 미래’를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미래는,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을 만큼
우리가 준비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손가락이 아닌, 달을 바라보는 오늘 되시길 바랍니다